기회 우 련 * - 일어나요, 어서. 억세게 붙드는 양을 같이 진창에 끌어내릴 요량으로 힘주어 당겼으나, 도리어 끌어올리는 손길에 가물거리는 눈을 떠낸다. 마비된 후각은 사위의 생을 읽어낼 수가 없다. 전투를 벌이던 이곳이 산이었는지, 사막 한복판이었는지. 절벽 아래였는지, 나무 위였는지. 핏물을 한 움큼 짜낸 소매가 눈가를 훔쳐낸다. 벌건 것이 지워지자 시야가 트였다. 환患술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눈동자 끄트머리가 조금 흐렸으나 변함없는 익숙한 낯이었다. 조금만, 조금만 더 잘래. 어차피 네가 있잖으냐. - 안된다니까요, 가서 잡시다. 가서. 충분히 안아 들고 갈 수 있는 놈이. 감았던 눈을 다시 뜨니 시야를 가린 것이 없었다. 저를 붙드는 손도 없었다. 더는 구역질조차 나지 않는 사취들은 어디 ..